90년대 북한 경제난의 정치사회적 함의 (북한경제)

90년대 북한 경제난의 정치사회적 함의 (북한경제) 자료입니다.

Ⅰ. 머리말

Ⅱ. 새로운 사회분화와 사회주의적 규범 약화

Ⅲ. 정치권력의 경제권력화

Ⅳ. 당국가체제의 정치제도적 약화

Ⅴ. 맺음말

참고문헌

90년대 북한 경제난의 정치사회적 함의 (북한경제)
I. 머리말

지난 몇 년간 극심했던 북한의 경제난이 가져오는 정치사회적 변화양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아사자가 200-3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치 및 공장 가동률이 20-30% 이하로 하락했다는 점이 상징하듯 북한체제의 지속적인 경제침체경제난은 무엇보다도 1990년 이래 연평균 마이너스 5% 성장하는 GNP, 80년대 이래 채무불이행 사태에 있는 110억 달러의 순외채, 최대 생산능력의 25% 이하에 머물고 있는 민수산업분야, 1990년 이래 55% 감소한 무역, 광범위한 굶주림과 기아현상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Kongdan Oh& Ralph C. Hassig, “붕괴와 개혁의 기로에 선 북한”, ꡔ계간 사상ꡕ, 1999, 봄호, p.19). 이 가운데 본 논의는 특히 식량‧소비재 영역에서의 배급제 마비, 생산영역에서의 자재공급제 마비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계획경제(the central planning)라는 제도적 틀이 침식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중시한다. 배급제 및 자재공급제의 마비 등 계획경제의 침식에 대해서는 정세진, ꡔ‘계획’에서 시장으로: 북한 체제변동의 정치경제ꡕ(서울: 한울, 2000), pp.77-85, pp.119-136 참조.
가 견고하게 조직화된 이른바 ‘수령제’에 미치는 정치사회적 영향은 없는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둘러싼 학계의 일부 연구동향에 대해 ‘경제주의적 해석’ 혹은 ‘사회 경제적‧구조적 변수를 강조하는 접근법의 편향’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하지만 다른 사회주의 체제와 마찬가지로 북한체제 역시 일방적인 인과관계는 아닐지라도 정치사회적 영역과 경제영역 간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없을리 없다. 특히 북한이 처한 대내외적 위기를 직시한다면, 최고 지도부의 “개인 영웅주의적이고 행위론적 설명보다는 객관적 조건에 의한 구조주의적 접근이 더 중시될 필요” 강정구, “북한 식량난과 사회변화”, ꡔ민족의 희망찾기ꡕ(서울: 정토출판사, 1999), p.18.
가 있다.
본 연구는 북한의 경제침체가 가져오는 정치사회적 영향과 향후의 그 함의를 파악하기 위해 사회주의 연구에서 당‧국가‧이데올로기 등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위로부터의 시각보다는 사회영역의 중‧하부 단위들의 역동성을 중시하는 ‘아래로부터의 시각’이는 정책의 의도뿐만 아니라 그 집행의 과정 그리고 공식 이데올로기보다는 사회현실을 중시하는 시각을 의미한다. 즉 ‘정치적 지배의 사회적 조건들’을 중시한다. 김연철, “북한연구에서 위로부터의 시각과 아래로부터의 시각”, ꡔ통일문제연구ꡕ(1996 하반기), pp.5-19 참조.
을 참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글은 첫째로 사회주의 체제의 정치개념이나 정치적 기반의 개념범주를 협소하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확장하여 사용한다. 즉 사회주의 체제의 정치적 기반을 당국가체제의 단지 상층부 권력엘리트들 차원뿐만 아니라 ‘당국가체제의 원활한 작동 여부’, 다시 말해 ‘당국가체제의 제도적 능력의 강약 여부’라든가 혹은 ‘사회저변의 아래로부터의 정치사회적 지지’ 등으로 그리고 정치개념을 ‘체제의 비공식 정치영역’ 등으로 확장한다. 이처럼 정치개념이 확장될 때 사회주의적 맥락에서의 정치의 의미가 복원될 수 있으며, 북한 내부에서 이미 발생한 변화양상 혹은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양상을 파악하는 데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본 논의주제인 지속적인 경제침체가 가져오는 정치사회적 변화 측면에 대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체제의 정치사회적 기반이라는 것은 경제적 요인과는 일방적 인과관계는 아닐지라도 밀접히 맞물리면서 동태적으로 변화해 나갈 수밖에 없다. 북한체제의 상층부 권력엘리트들 차원에서의 안정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위기로 인한 내부적인 변화의 흐름들, 특히 중하부층 수준에서의 내재적인 갈등과 변화의 맥락을 소홀히 취급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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