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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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2.09.26	등록일	2004.05.10
페이지수	6Page	파일형식	한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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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날개에 대한 고찰
<무기력한 자아>
이상의 『날개』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이상의 출생에서 죽음까지의 기간과 더불어서 '일제 식민기' 시대를 살았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작품『날개』에 대하여 여러 가지 논의가 분분하지만 나는 당 시대 최고의 모더니스트라고 일컫는 이상 삶의 암울했던 역사적 사실인 '일제 식민기'를 결부하고 싶다.
[중략]
아랫방은 그래도 해가 든다. 아침결에 책보 만한 해가 들었다가 오후에 손수건 만해지면서 나가버린다. 해가 영영 들지 않는 윗방이 즉 내 방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볕드는 방이 아내 방이오, 볕 안 드는 방이 내 방이오 하고 아내와 나 둘 중에 누가 정했는지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불평이 없다.
나라를 잃고 일제의 식민기를 겪으면서 우리 민족은 많은 혼돈과 투쟁을 경험해야만 했다. 동일 민족 간의 고루한 이념 투쟁과 지배자와 피지배자, 유산자와 무산자간의 다툼 등이 식민기가 낳은 여러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라를 잃은 슬픔과 민족 간의 어리석은 다툼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소위 말하는 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이상은 그들에게 어떤 계몽이나 교화 할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였다. 그 속에서 이상이 느껴야 했을 무기력은 바로 작품, 『날개』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자폐 환자와 흡사한 인물로 묘사되는 작품 주인공, '나'는 금홍이가 남자를 상대로 벌어 온 돈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부인을 찾는 내객이 들면 그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숨죽이고 누워 있어야 했다는 것과 또 자신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부인이 자신에게 주는 돈의 출처가 정확히 어디인지 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의 비정상적인 자폐 행동은 당 시대 민족의 해방과 분열되어 가는 국가를 융합하기 위해 무기력하기만 했던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 계층을 그들의 지적 수준에 비해 실천적이지 못하며 무책임한, 다른 시각으로는 전혀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소위 'modern'파들의, 현실에 대한 무지몽매함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
[중략]
나는 내 이불 속에서 아내가 늘 흔히 쓸 수 있는 저 돈의 출처를 탐색해 보는 일변 장지 틈으로 새어 나오는 아랫방의 음식은 무엇일까를 간단히 연구하였다. 나는 잠이 안 왔다....
깨달았다. 아내가 쓰는 그 돈은 내게는 다만 실없는 사람들로밖에 보이지 않는 까닭 모를 내객들이 놓고 가는 것에 틀림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러나 왜 그들 내객은 돈을 놓고 가나, 왜 내 아내는 그 돈을 받아야 되나, 하는 예의관념이 내게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저 예의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아내의 눈초리를 못 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모른 체하는 수밖에 없었다. 왜? 나는 어쨌든 아내의 방을 통과하지 아니하면 안되니까....
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무엇보다도 다리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불 속에서는 가슴이 울렁거리면서 암만해도 까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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